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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육강식의 수레바퀴에서 살아나기

저자: 고경만 (해경, haegyung) · 출처: 브런치 채널 · 최초 발행: 2018-02-01 · 개선 정본 판본

사람 사이에도 힘의 차이가 생깁니다. 직위와 돈, 관계망, 물리적 힘을 가진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을 누를 때 피해를 말하는 사람은 숨거나 자신을 버리는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용기는 누구에게나 같은 비용이 아닙니다.

혼자 감당할 수 없을 때 사람은 사회에 연대를 호소합니다. 사회는 그 말을 듣고 먼저 안전을 살펴야 합니다. 다만 보호와 사실 확인, 책임을 묻는 일은 같은 순간의 같은 판단이 아닙니다.

고발이 들어온 직후에는 추가 피해를 막고 당사자들이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이것은 곧바로 유죄를 확정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사실을 확인하는 동안에는 공개된 정보와 추정을 구분하고,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확정해 퍼뜨리지 않아야 합니다. 확인 뒤에는 행위와 피해에 맞는 책임을 묻습니다. 구체 사건의 법적 판단은 적절한 절차와 전문가의 몫입니다.

판단을 보류한다는 말이 방치를 뜻해서는 안 됩니다. 반대로 고발자를 보호한다는 말이 모든 사실 확인을 끝냈다는 뜻이어서도 안 됩니다. 두 원칙을 함께 지키는 일이 느리고 답답해 보여도, 사회가 또 다른 폭력을 만들지 않으려면 필요한 구분입니다.

원문에서 저는 이 과정을 약탈자와 최후의 약탈자라는 말로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역할이 뒤바뀌는 비유가 오히려 사람과 행위를 흐렸습니다. 지금은 더 단순하게 말하고 싶습니다. 피해를 말할 수 있는 안전, 확인을 견디는 절차, 확인된 행위에 대한 책임이 필요합니다.

사람을 믿는다는 것은 아무 말이나 곧바로 믿거나 의심하는 일이 아닐 것입니다. 힘이 약한 사람을 지우지 않고, 혐의를 받는 사람도 사람으로 대하며, 끝까지 행위와 근거를 확인하는 일입니다. 발버둥 치면서도 나와 사람을 믿고 싶다는 마음은 그 절차 안에서 비로소 모양을 얻습니다.

독자의 맥락과 여백

이 글을 읽으며 떠오른 당신의 장면은 무엇인가요? 질문과 선택의 맥락을 자기 노트에 기록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