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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장단점 말고 특성

저자: 고경만 (해경, haegyung) · 출처: 브런치 채널 · 최초 발행: 2016-12-24 · 개선 정본 판본

“당신의 장점은 무엇입니까?”

자기소개를 준비할 때 자주 만나는 질문이다. 장점에 집중하라는 조언도 뒤따른다. 나쁜 질문은 아니다. 그러나 장점을 고르는 순간, 숨기거나 없애야 할 단점의 목록도 함께 만들어질 수 있다.

나는 우리가 장점과 단점으로 조립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같은 특성이 상황에 따라 마음에 드는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불만족스러운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를테면 생각을 오래 밀고 가는 사람은 끈기가 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다. 다른 의견을 듣지 않는 순간에는 고집이 세다는 말을 들을 수 있다. 말이 빠른 사람은 회의를 활기 있게 만들 수 있지만, 누군가의 말을 자주 끊을 수도 있다. 하나의 특성이 언제나 같은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니다.

종이의 왼쪽에는 마음에 드는 내 모습을, 오른쪽에는 불만족스러운 내 모습을 적어 보자. 서로 관계가 있어 보이는 것에 선을 긋는다. 그리고 가운데에 둘을 함께 설명할 특성을 한 단어로 적는다.

이때 중요한 것은 모든 장단점이 반드시 한 쌍이라고 우기는 일이 아니다. 연결이 보이지 않으면 억지로 잇지 않아도 된다. 한쪽을 고치면 다른 쪽이 꼭 사라진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활동의 목적은 나를 칭찬하거나 비난하는 말에서 잠시 벗어나, 어떤 상황에서 어떤 모습이 나왔는지 보는 데 있다.

특성으로 본다고 해서 불편을 주는 행동까지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말이 빠른 특성을 존중하면서도 타인의 말을 끊는 행동은 바꿀 수 있다. 끈기를 버리지 않으면서도 다른 의견을 확인하는 시간을 둘 수 있다. 특성과 행동을 구분하면 나를 부정하지 않고도 조정할 지점이 보인다.

타인의 피드백도 이렇게 들을 수 있다.

내 특성이 도움이 된 순간은 언제였는가.

같은 특성이 당신이나 팀을 어렵게 한 순간은 언제였는가.

다음에는 어떤 행동을 다르게 해 보면 좋겠는가.

장점과 단점은 상황을 잘라 붙인 평가에 가깝다. 특성은 그 평가 아래에서 반복되는 나의 모습을 더 오래 바라보게 한다.

그러니까 장단점 말고 특성. 나와 타인을 쉽게 재단하지 않으면서도, 서로에게 닿는 행동은 계속 고칠 수 있는 관점이다.

독자의 맥락과 여백

이 글을 읽으며 떠오른 당신의 장면은 무엇인가요? 질문과 선택의 맥락을 자기 노트에 기록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