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아티클 목록으로 돌아가기

프리 라이팅을 아시나요?

저자: 고경만 (해경, haegyung) · 출처: 브런치 채널 · 최초 발행: 2017-03-30 · 개선 정본 판본

문장을 쓰기도 전에 고치는 날이 있습니다. 첫 문장의 어미를 바꾸고, 방금 쓴 단어를 지우고, 이 생각을 적어도 되는지 스스로 묻습니다. 그러는 동안 막 떠오른 생각은 먼저 달아납니다.

프리 라이팅은 그 순서를 잠시 뒤집는 쓰기입니다. 먼저 쓰고, 나중에 읽습니다. 쓰는 동안에는 멈추지 않고, 검열하지 않고, 오타도 고치지 않습니다. 잘 쓴 문장을 얻는 일보다 생각의 속도를 놓치지 않는 일이 우선입니다.

키보드로 쓸 때는 떠오르는 문장을 그대로 밀어붙일 수 있습니다. 말이 거칠거나 문장이 덜 끝나도 일단 둡니다. 다만 솔직한 기록에는 남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내용도 들어갈 수 있습니다. 시작하기 전에 어디에 저장할지, 쓴 뒤 보관할지 지울지부터 정해두는 편이 좋습니다.

손으로 쓸 때는 문장을 따라잡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문장을 완성하려 하지 말고 단어와 짧은 구절을 흩어놓습니다. `회의—답답함—말 못 함—다시 묻기`처럼 적어도 됩니다. 흐름이 잦아든 뒤 단어 사이에 선을 긋고, 무엇이 이어지는지 천천히 메웁니다.

중요한 것은 도구가 아닙니다. 쓰는 시간과 고치는 시간을 섞지 않는 것입니다. 잠깐 쓰는 동안만큼은 생각이 먼저 달리게 두고, 판단은 뒤에서 따라오게 해보세요. 그렇게 남은 기록이 꼭 좋은 글이 되지는 않더라도, 다음 생각이 어디에 숨어 있었는지는 보여줄 수 있습니다.

독자의 맥락과 여백

이 글을 읽으며 떠오른 당신의 장면은 무엇인가요? 질문과 선택의 맥락을 자기 노트에 기록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