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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브덕션, 관찰에서 설명 가설을 만드는 생각

저자: 고경만 (해경, haegyung) · 출처: 브런치 채널 · 최초 발행: 2017-03-29 · 개선 정본 판본

생각의 방법을 설명할 때 귀납과 연역을 자주 말한다. 귀납은 여러 관찰에서 더 넓은 규칙을 추정하고, 연역은 전제와 규칙에서 개별 결론을 이끌어 낸다. 둘 다 중요하지만, 낯선 현상을 처음 만났을 때는 다른 질문이 필요하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이 질문에서 시작하는 추론을 귀추, 또는 어브덕션이라고 부른다. 관찰한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가설을 만들고, 그 가운데 더 나은 설명을 찾는 방식이다.

귀납은 관찰이 적거나 치우치면 잘못된 일반화로 갈 수 있다. 양주와 막걸리를 마시고 취했다는 관찰에서 둘 다 물을 포함하므로 물이 취하게 한다고 결론 내리는 식이다. 연역은 전제가 틀리면 결론도 기대할 수 없다. 넓이 공식을 잘못 알고 계산하면 절차가 정확해도 답은 틀린다.

귀추도 정답을 보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는 시작에 가깝다. 셜록 홈즈나 드라마 속 닥터 하우스처럼, 단서에 맞는 설명을 여러 개 세우고 확인하면서 맞지 않는 것을 버리는 이미지가 이해를 돕는다. 실제 추론은 드라마보다 복잡하고 기존 지식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매일 잘 쓰던 서비스의 가입 완료율이 갑자기 떨어졌다고 하자. 첫 가설은 화면 오류일 수 있다. 다른 가설은 유입된 사람의 특성이 달라졌다는 것, 가입 조건이 까다롭게 느껴진다는 것일 수 있다.

각 가설 옆에 그것을 틀리게 할 관찰을 적는다. 화면이 정상이고 오류 로그도 없다면 첫 가설은 약해진다. 기존 사용자와 신규 유입의 행동이 같다면 두 번째 가설을 다시 봐야 한다. 조건을 바꿔도 완료율이 움직이지 않으면 세 번째 설명도 충분하지 않다.

여기서 내가 써보려는 것은 관찰과 가설을 오가는 작은 순서다.

관찰한다. 가능한 설명을 여러 개 만든다. 각 설명이 틀렸다고 볼 조건을 찾는다. 확인한 뒤 가장 나은 설명을 남기되, 새 단서가 나오면 다시 바꾼다.

추측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다만 첫 추측을 답으로 대우하면 위험하다. 우리 자신의 감각을 믿는다는 것은 떠오른 설명을 곧 사실로 선언하는 일이 아니라, 시험할 가치가 있는 가설로 꺼내 놓는 일이다.

독자의 맥락과 여백

이 글을 읽으며 떠오른 당신의 장면은 무엇인가요? 질문과 선택의 맥락을 자기 노트에 기록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