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아티클 목록으로 돌아가기

AI가 기사를 대신 읽는 상황에서, 미디어가 준비할 것

저자: 고경만 (해경, haegyung) · 출처: haegyung.com · 최초 발행: 2025-06-30 · 개선 정본 판본

독자가 기사를 직접 여는 대신 AI에 요약을 요청할 수 있다. 이때 기사에서 어떤 내용이 선택되고 어떤 맥락이 빠지는지, 독자가 원문으로 돌아오는지에 관한 질문이 생긴다. 나는 이를 모든 미디어의 미래가 이미 정해졌다는 예언보다 준비할 수 있는 운영 과제로 다루고 싶다.

여기서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요청에 따라 자료나 도구를 활용해 일을 진행하는 소프트웨어를 가리킨다. 모든 에이전트가 같은 방식으로 웹을 읽거나 콘텐츠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API만 사용한다거나 화면의 시각 정보를 전혀 보지 못한다고 일괄 단정할 수는 없다.

첫째, 무엇을 누가 언제 썼는지 분명하게

본문과 함께 제목, 작성자, 발행일, 수정일, 원문 주소를 정확히 관리한다. [Schema.org의 Article](https://schema.org/Article)은 기사를 설명하는 속성을 제공한다. 구조화된 데이터는 이런 정보를 기계가 해석할 수 있는 형식으로 표현하는 방법이다.

표시한 속성은 실제 본문과 일치해야 한다. 작성자가 없는데 이름을 만들어 넣거나 검증하지 않았는데 검증 완료라고 적어서는 안 된다. 메타데이터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내용의 진실성이나 AI의 인용을 보장하지도 않는다.

둘째, 부분만 읽혀도 중요한 조건이 남게

기사의 핵심 답, 배경, 인용, 수치를 구분해 관리하면 재사용할 부분을 찾기 쉽다. 다만 작은 조각으로 나눌수록 조건을 잃기 쉽다는 점도 함께 살펴야 한다.

수치 옆에는 무엇을 언제 측정했는지 두고, 인용에는 누가 어떤 상황에서 한 말인지 남긴다. 요약만 보아도 전체 논지와 반대로 읽히지 않는지 확인한다. 모든 글을 같은 길이의 요약 블록으로 자를 필요는 없다. 서사와 맥락이 핵심인 글은 연결을 보존해야 한다.

API가 필요하다면 제공 목적과 이용 범위부터 정한다. 원문 주소와 판본, 수정 이력이 따라가게 하고, 일부만 가져갔을 때 어떤 맥락을 함께 전달할지 정한다. API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콘텐츠가 소비될 수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셋째, 수익화는 가설로 시험하기

콘텐츠 제공 계약이나 사용량에 따른 과금, 후원은 검토할 수 있는 선택지다. 그러나 누군가 인용하면 자동으로 비용을 받는 구조가 이미 확보된 것은 아니다. 이용 주체, 권리, 계약, 사용량 측정 방식이 필요하다.

페이지뷰의 역할이 어떻게 바뀌는지도 실제 자료로 봐야 한다. 기존 광고가 모두 무의미해졌다고 가정하는 대신, 직접 방문과 외부 인용, 재방문, 계약 수익을 나누어 관측한다. 기술 준비 상태와 실제 매출을 같은 지표로 합치지 않는다.

넷째, 작성과 검토와 관측을 연결하기

편집자는 핵심 주장과 맥락을, 개발 담당자는 접근과 판본 관리를, 분석 담당자는 실제 이용 기록을 함께 살핀다. 작은 기사 묶음부터 시작해 요약에서 무엇이 빠졌는지 확인하고 고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다.

확인할 순서도 구분해야 한다. 먼저 원문과 메타데이터가 읽히는지, 다음으로 실제 응답에서 인용됐는지, 마지막으로 독자에게 어떤 도움이 됐는지 본다. 앞 단계가 통과했다고 다음 단계의 성과를 얻은 것은 아니다.

콘텐츠의 ‘에이전트화’라는 말에 내가 담고 싶은 일은 기계에게 선택받을 장식을 붙이는 것이 아니다. 내용의 출처와 맥락을 확인할 수 있게 만들고, 실제로 어떻게 쓰였는지 관측하며 운영을 고치는 일이다. 독자와 맺는 관계를 그 안에서 다시 설계해야 한다.

독자의 맥락과 여백

이 글을 읽으며 떠오른 당신의 장면은 무엇인가요? 질문과 선택의 맥락을 자기 노트에 기록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