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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산업,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저자: 고경만 (해경, haegyung) · 출처: 브런치 채널 · 최초 발행: 2018-05-24 · 개선 정본 판본

사단법인 CODE에서 마련한 4월 커먼즈 펍에 다녀온 뒤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다. 먼저 행사에서 들은 내용을 정리했고, 이번에는 그 내용을 바탕으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려고 한다.

접근할 때 사용할 키워드는 C.O.D.E.다. 음악 시장의 문제를 네 개의 키로 읽어 보자. Commons, Openness, Diversity, Engagement. 커먼즈, 개방성, 다양성, 그리고 연대와 약속이다.

지금의 환경을 내가 들은 범위에서 요약하면 이렇다. 음악 생산자들은 음악 생산의 대가가 만족스럽지 않다고 말한다. 경제적인 기준뿐 아니라 심리적·가치적인 기준에서도 그렇다. MC 메타는 음악을 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대중은 믿는다고 했다. 시장 사업자가 왜곡하지 않는다면 대중은 다양한 음악을 만날 것이라는 믿음이었다.

음악 서비스 사업자가 음악인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다가가는 방법은 돈이나 수입만 강조하는 것이 아닐 수 있다. 음악이 가치 있게 소비된다는 사실을 말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KEY 1. Commons, 함께 쓰는 장

커먼즈는 공유라고 번역되기도 한다. 사전에서 common은 공동의, 공통의, 보통의, 평범한이라는 뜻을 가지며, 명사로는 한 도시나 마을의 공유지나 공원을 가리키기도 한다. 나는 커먼즈를 사람들이 함께 머물며 관계를 맺는 장으로 이해해 보려 한다.

음악 시장에서 생산자들의 불만은 공평성 문제로 이어진다. 유통사가 제작도 하는 경우처럼 한 참여자에게 권한이 몰리면, 자기 음악을 편파적으로 밀어준다는 의심이 생길 수 있다. 당시 음악가들은 차트와 국내 음악 서비스의 추천곡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말이 시장 전체의 사실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서로를 연결하는 기초적인 신뢰가 없다면 커먼즈를 만들기는 어렵다. 누군가 음악 종사자들의 단체 행동력이 약하다고 말했다면, 그 이유 중 하나는 서로를 연결하는 커먼즈가 약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KEY 2. Engagement, 연대와 약속

커먼즈를 확보하려면 참여자 각각의 권리가 보장되는지, 과정이 공정한지 점검해야 한다. 제도는 한 단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음악 시장 주체들의 자율성과 자치성을 보호해야 한다. 큰 자본과 작은 자본 사이의 힘이 균형을 이루는지도 살펴야 한다.

유통과 제작을 함께 하는 회사가 자기 음악만 잘 팔기 위해 노력하는지 감시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때 사업자는 추천 기준과 보상 구조를 설명하고, 창작자는 자신의 권리와 조건을 확인하며, 제도는 권한 집중을 점검할 수 있다. 이것이 공동체 안의 약속을 지키는 작은 시작이다.

소비자의 책임도 무시할 수 없다. 음악의 가치를 누렸다면 자신에게 음악을 선사한 사람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 한 곡을 들은 뒤 누가 만들었는지 확인하고, 정당한 이용과 보답의 길을 고르는 행동부터 시작할 수 있다.

KEY 3. Diversity, 다양성

우리나라 음악 시장에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청취자가 한쪽의 음악만 듣고,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쪽에 수익이 몰리면 다른 음악가는 생활고에 시달릴 수 있다. 이것 역시 당시의 행사와 대화를 바탕으로 한 문제 제기다.

서비스 기획의 첫 화면에 무엇을 놓는지는 청취자의 선택에 영향을 준다. Top 100 리스트를 메인 화면에서 없애는 방법도 하나의 예가 될 수 있다. 그것만으로 다양성이 생긴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사업자가 다양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어떤 음악을 먼저 보이게 할지부터 질문해야 한다.

KEY 4. Openness, 개방과 성찰

사업자와 청취자뿐 아니라 음악가에게도 개방성이 필요하다. 스트리밍 서비스와 디지털 음원을 무조건 받아들이라는 뜻은 아니다. 왜 사람들이 스트리밍을 원하는지, 그 시스템은 무엇을 바꾸는지 살펴보자는 뜻이다.

닫혀 있으면 알 수 없고, 알 수 없으면 좋아할 수도 싫어할 수도 없다. 음악가가 서비스에 대해 성찰한 결과를 음악인과 음악인이 아닌 사람들에게 나누면, 그 결과가 다시 커먼즈를 만드는 재료가 될 수 있다.

Commons는 Openness, Diversity, Engagement를 모두 품는다. 창작자가 성찰한 결과를 나누고, 서비스가 다양성을 설계하고, 사업자와 청취자가 약속을 지키고 연대할 때 커먼즈가 생긴다.

우리가 음악이라는 중요한 가치를 계속 누리기 위해서는 어떤 커먼즈를 만들어야 할까.

나는 아직 이렇게 생각한다.

우리가 커먼즈를 추구하는 것 자체가 답이다.

독자의 맥락과 여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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