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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긴 대로 살자, 그런데 내 욕구는 어디서 왔을까

저자: 고경만 (해경, haegyung) · 출처: 브런치 채널 · 최초 발행: 2017-12-17 · 개선 정본 판본

아는 형님의 생일파티에서 처음 보는 사람들과 한자리에 앉았습니다. 옆 사람이 물었습니다.

“원래 말이 없어요?”

저는 원래 수다가 많은 편이 아닙니다. 많은 관계보다 독립과 자유를 더 편하게 느끼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런데 그 질문을 듣자 많은 사람과 관계 맺고 싶다는 마음이 올라왔습니다. 관계가 중요하고, 관계가 많으면 살아가기 편해 보인다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이런 마음을 ‘가짜 욕구’라고 불렀습니다. 내 성격과 맞지 않는데 남이 가진 것을 탐내는 욕구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조금 더 조심해서 묻고 싶습니다. 성격과 다르거나 힘들다는 이유만으로 욕구가 가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힘들어도 나에게 중요한 일이 있고, 익숙하지 않아서 버거운 일도 있기 때문입니다.

대신 욕구의 출처를 살펴볼 수는 있습니다.

먼저 원하는 것을 적습니다. 그 욕구를 가장 강하게 좇는 사람을 상상하고, 그 사람이 좋아할 것과 싫어할 것을 적습니다. 나는 그 선택에 얼마나 동의하는지 비교합니다. 차이가 크다면 욕구 자체보다 결과나 이미지에 끌린 것은 아닌지 묻습니다.

다음에는 말보다 행동을 봅니다. 그 욕구를 위해 실제로 무엇을 했는지, 어떤 불편과 비용을 감수했는지 적습니다. 행동이 힘들다는 사실만으로 버리지 말고, 힘든 뒤에도 그 일이 여전히 중요하게 남는지 살펴봅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계속하고 싶은지도 물을 수 있습니다.

성격 탐색 카드는 이 비교를 돕는 보조 도구로 썼습니다. 그러나 카드나 성격검사가 욕구의 진위를 판정해주지는 않습니다. 구매 링크와 검사 권유도 지금은 옮기지 않습니다.

생긴 대로 산다는 말은 낯선 욕구를 모두 버리라는 뜻이 아닐 것입니다. 남의 시선에서 빌려온 욕구인지, 힘들지만 내가 선택하고 싶은 욕구인지 시간을 두고 시험하는 일에 더 가깝습니다.

생일 파티에서 생긴 욕망

아는 형의 생일 파티에서 처음 보는 사람들 사이에 앉았다. 나는 원래 수다가 많은 편이 아니고 전화도 용건만 말하는 편이다. 옆 사람이 `원래 말이 없어요?`라고 물었다. 가까워지고 싶어서 한 말이었을 수 있지만, 그 질문을 받은 나는 많은 사람과 관계 맺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관계는 내가 평소 가장 자연스럽게 추구하는 것이 아니었다. 독립적인 시간과 자유를 더 중요하게 여기고, 남의 눈에 나를 맞추는 일을 불편해했다. 사람을 싫어하지는 않지만 사람 자체보다 그에게서 생기는 호기심 때문에 가까워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면서도 관계가 많으면 살아가기 편하고 친화적인 사람이 환영받는다는 사실 때문에 관계를 탐냈다.

당시 나는 이런 욕망을 ‘가짜 욕구’라고 불렀다. 지금은 성격에 맞지 않는 욕구가 곧 가짜라고 단정하지 않는다. 사람은 익숙하지 않은 관계도 가치 있게 선택할 수 있고, 행동이 어렵다는 사실만으로 욕구가 거짓이 되지는 않는다. 다만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인지, 다른 사람이 가진 결과만 부러워하는지 구분해볼 필요는 있다.

극단의 사람을 상상해 보기

첫 방법은 원하는 욕구를 끝까지 추구하는 사람을 상상하는 것이다.

1. 원하는 욕구를 한 문장으로 적는다.
2. 그 욕구를 아주 강하게 추구하는 사람의 하루를 그린다.
3. 그 사람이 좋아할 생각과 싫어할 생각을 적는다.
4. 나는 어느 생각에 동의하고 어느 행동에서 멈추는지 본다.

관계를 원한다면 연락과 만남, 타인의 필요에 맞춰 시간을 조정하는 일까지 포함해 상상한다. 결과로 얻는 친밀함은 원하지만 그 과정과 가치를 계속 원하지 않는다면, 내가 탐내는 것이 관계 전체인지 관계가 주는 일부 혜택인지 더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다.

행동과 가치를 함께 보기

두 번째 방법은 욕구, 행동, 부담, 가치를 나란히 적는 것이다.

1. 원하는 것을 적는다.
2. 그것을 얻기 위해 실제로 해온 행동을 적는다.
3. 행동이 힘들다면 무엇 때문에 힘든지 나눈다.
4. 그 욕구가 내게 중요한 가치인지, 단지 결과가 있으면 편리한 것인지 묻는다.

행동이 없다는 사실만으로 욕구가 가짜라는 뜻은 아니다. 두려움, 시간, 돈, 건강, 환경 때문에 행동하지 못할 수도 있다. 반대로 꾸준히 행동한다고 모두 진짜 욕구인 것도 아니다. 압력과 의무 때문에 움직일 수 있다. 이 기록은 판정표가 아니라 욕구를 더 정확한 문장으로 고치는 재료다.

카드로 두 모습을 비교하기

원문은 성격 탐색 아이디에이션 카드를 이용한 세 번째 방법도 제안했다. 욕구를 강하게 추구하는 사람이 동의할 카드 다섯 장과 동의하지 않을 카드 다섯 장을 고른다. 다음에는 내가 동의하고 동의하지 않을 카드를 같은 수로 고른다. 차이가 난 카드에서 왜 다른지 적는다.

카드는 성격 검사나 진실 판별기가 아니다. `나는 관계를 원하는가`라는 큰 질문을 `어떤 관계 행동과 가치는 원하고 무엇은 원하지 않는가`로 나누는 보조 도구다. 과거 판매 링크와 검사 추천은 현재 이용 조건을 확인하기 전에는 안내하지 않는다.

‘생긴 대로 살자’는 아무것도 바꾸지 말자는 말이 아니다. 남의 욕망을 자기 욕망처럼 좇느라 스스로를 몰아붙이지 말자는 뜻에 가깝다. 익숙하지 않아도 선택하고 싶은 가치가 있다면 그 비용을 알고 천천히 연습할 수 있다. 원하는 결과와 원하는 삶의 방식을 나누어 볼 때, 욕구는 진짜와 가짜라는 두 칸보다 더 정확한 모양을 갖는다.

독자의 맥락과 여백

이 글을 읽으며 떠오른 당신의 장면은 무엇인가요? 질문과 선택의 맥락을 자기 노트에 기록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