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아티클 목록으로 돌아가기

속성의 중심을 바꾸면 관점이 바뀐다

저자: 고경만 (해경, haegyung) · 출처: 브런치 채널 · 최초 발행: 2017-03-29 · 개선 정본 판본

창의적인 제품을 보면 이전 제품과 연결고리가 없는 듯 느껴질 때가 있다. 나는 오래전 그 빈자리를 ‘미싱 링크’라고 불렀다. 그러나 관계를 아직 설명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관계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기존 제품과 새 제품의 속성을 나란히 놓으면 변화의 고리가 보일 수 있다. 무엇이 중심이었고 무엇이 보조였는가. 누구를 위한 제품이었고 사용자가 어떻게 달라졌는가. 닫혀 있던 요소가 다른 사람의 참여에 열렸는가.

나는 컴퓨터와 개인용 컴퓨터를 비교해 보았다. 전문가의 컴퓨팅 도구라는 이미지가 개인의 도구로 넓어졌다고 보았다. 피처폰과 아이폰은 전화와 컴퓨팅이라는 비슷한 속성을 가지지만, 무엇을 중심에 두었는지가 달라졌다고 해석했다.

피처폰은 컴퓨팅도 가능한 전화기, 아이폰은 전화도 가능한 컴퓨터라는 식이다. 이 표현은 복잡한 제품 역사를 모두 설명하지 않는다. 다만 같은 속성 사이의 중심이 바뀌면 제품을 보는 관점도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 준다.

레고 같은 조립 장난감도 이 질문으로 살펴볼 수 있다. 어린이만을 대상으로 볼 때와 성인까지 포함할 때 제품이 갖는 의미는 어떻게 달라지는가. 개발자가 정한 조립 방식에 사용자의 아이디어가 더해지면 무엇이 달라지는가. 고객과 참여 방식도 바꿔 볼 속성이 된다.

자기 제품에 세 칸을 그려 볼 수 있다.

지금 중심인 속성과 보조인 속성은 무엇인가.

둘의 자리를 바꾸면 누구의 어떤 사용 장면이 달라지는가.

현재 사용자가 아닌 다른 사람이 쓴다면 무엇을 없애거나 더해야 하는가.

예를 들어 기록 기능이 중심이고 공유가 보조인 도구라면 둘을 뒤집어 본다. 개인 기록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함께 만드는 도구가 되려면 권한, 검토, 개인정보 같은 조건이 새로 필요하다. 속성 하나를 뒤집으면 장점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해결할 문제도 함께 나타난다.

전문 셰프 대신 할머니가 요리하는 식당 기사를 읽었을 때도 비슷한 질문이 생겼다. 주인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을까. 기사만으로 그 답을 알 수는 없었다. 그래도 셰프·전문성·가정의 요리·손님 경험 가운데 무엇의 중심이 달라지는지 묻는 연습은 할 수 있다.

새로운 제품은 과거와 단절된 마술이 아닐 수 있다. 기존 속성의 중심과 대상, 관계를 다르게 놓은 결과일 수 있다. 미싱 링크는 사라진 고리가 아니라 아직 우리가 말로 붙잡지 못한 변화의 고리다.

독자의 맥락과 여백

이 글을 읽으며 떠오른 당신의 장면은 무엇인가요? 질문과 선택의 맥락을 자기 노트에 기록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