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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주관성을 탐구하고 정리하는 네 단계

저자: 고경만 (해경, haegyung) · 출처: 브런치 채널 · 최초 발행: 2017-03-29 · 개선 정본 판본

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어도 한 문장으로 답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한 주제 안에서 동의와 거부, 기대와 두려움이 함께 움직이기 때문이다.

예전에 Q방법론의 일부 형식에서 착안해 자기 생각을 탐색하는 방법을 만들었다. 이 글의 절차는 정식 Q방법론 연구도, 심리 평가도 아니다. 특정 시점에 내가 쓴 문장을 정리하고 다시 읽는 개인적 도구다.

첫째, 관련 문장을 적는다.

탐구할 주제 X를 정하고 X에 관한 서술과 질문을 쓴다. 자료를 읽거나 사람의 말을 들으며 문장을 더할 수 있다. 반대 주제 Y가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X를 부정하면 언제나 하나의 Y가 나온다고 가정하지 않는다. 반대와 예외가 여러 개일 수 있다.

둘째, 문장을 나눈다.

지금 동의하는 문장, 판단이 서지 않는 문장, 동의하지 않는 문장으로 분류한다. 각 묶음 안에서도 강한 문장과 약한 문장을 구분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정답이 아니라 지금의 반응이다.

셋째, 정렬된 결과를 해석한다.

강하게 동의하거나 거부한 문장 사이에 반복되는 기준을 찾는다. 서로 모순돼 보이는 문장은 지우지 않고 나란히 둔다. 어떤 상황에서는 둘 다 맞을 수 있는지 묻는다.

나는 죽음과 삶에 관한 문장을 이렇게 나눈 적이 있다. 죽음은 나를 자극하지 않는다고 쓰면서도 절망과 해방이라는 서로 다른 말을 함께 놓았다. 삶에서는 가치 있는 생각과 성취, 다른 사람에게 남기는 영향을 중요하게 보았다. 그때의 나는 죽음의 압박보다 오래 존재하고 싶은 욕구에서 동기를 얻는다고 해석했다.

넷째, 반례와 날짜를 남긴다.

내 해석과 맞지 않는 문장을 일부러 하나 만든다. 실제 경험에서 반대 장면도 찾는다. 그리고 분류한 날짜와 해석을 바꾼 이유를 적는다. 시간이 지나 다시 분류하면 무엇이 달라졌는지 볼 수 있다.

이 방법은 자신을 객관적으로 판정해 주지 않는다. 오히려 주관적인 문장을 눈앞에 펼쳐 놓아, 내가 어떤 기준으로 의미를 만들었는지 보게 한다. 결과가 불편하거나 민감한 어려움과 닿아 있다면 혼자 내린 해석을 진단으로 삼지 않는다.

문장을 쓰고, 나누고, 해석하고, 다시 의심한다. 자기 생각을 안다는 것은 한 번의 결론으로 나를 고정하는 일이 아니다. 바뀔 수 있는 지도를 날짜와 함께 남기는 일이다.

독자의 맥락과 여백

이 글을 읽으며 떠오른 당신의 장면은 무엇인가요? 질문과 선택의 맥락을 자기 노트에 기록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