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랑을
누군가와 나누어 본 적이 없다.
이루어지지 않은 첫사랑,
그 시간을 찬란하게 비추던
이름 석 자를 기억한다.
십오 년의 외로움과
지침과 부끄러움 속에서도
그 이름은
내 밤을 비추었다.
찬란했던 이름 석 자를
나는 이 밤에 움켜쥔다.
그 빛은 이제
감춰 두었던 부끄러움까지 비춘다.
누구와도 나누지 않은 이름,
그래서 누구와도 나눌 수 없어진 이름.
나는 외로운 잠자리에서 일어나
키보드를 친다.
입에만 머물던 이름이
문장 사이로 내려앉자
밤의 어둠이 조금 얇아진다.
그래도 나는
찬란했던 이름 석 자를
이 밤에도 움켜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