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아티클 목록으로 돌아가기

기업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나는 어떤 기업을 만들어 가는가

저자: 고경만 (해경, haegyung) · 출처: 브런치 채널 · 최초 발행: 2016-03-24 · 개선 정본 판본

기업이 환경을 보호하는 활동을 했다고 하자. 우리는 쉽게 말한다. 비용을 줄이려는 일이겠지. 새로운 시장을 만들었다는 소식을 들어도 비슷하다. 결국 이익을 늘리려는 일이겠지.

이 해석은 간단하고 때로 유용하다. 기업이 살아남으려면 돈을 벌어야 하고, 의사결정에서 이익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모든 행위의 동기를 이익 하나로만 설명하면 너무 많은 것이 지워진다. 비용 절감과 환경 보호가 함께 일어날 수도 있고, 이익을 기대하면서도 어떤 가치를 진심으로 중요하게 여길 수 있다.

무엇보다 바깥에서 본 사람은 기업의 실제 동기를 쉽게 확정할 수 없다. 발표한 명분만 믿는 것도, 보이지 않는 속셈을 이익으로 단정하는 것도 충분하지 않다. 동기가 확인되지 않았다면 미확인으로 남겨 둘 필요가 있다. 그리고 말보다 실제 선택을 오래 봐야 한다.

나는 기업을 사회에 어떤 가치를 제공하려는 사람들이 모인 집단으로 보고 싶다. 이익은 그 가치를 계속 제공하기 위한 중요한 조건이다. 이것은 모든 기업이 실제로 그렇다는 사실의 정의가 아니라, 내가 기업을 만들고 바라볼 때 붙들고 싶은 기준이다.

이익과 가치는 늘 나란히 가지 않는다. 둘이 충돌하는 순간에는 선택이 필요하다. 더 많은 이익을 위해 고객과 구성원에게 약속한 가치를 버리는가. 당장의 수익이 줄더라도 오래 제공하려던 가치를 지키는가. 바로 그 선택에서 기업이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조금 더 선명하게 볼 수 있다.

그래서 “기업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철학 문답으로 끝나지 않는다. 어떤 회사에 들어갈지, 어떤 물건을 살지, 어떤 사업을 시작할지 정할 때 다시 나타난다. 사랑하는 사람이 일할 기업을 고른다고 생각하면 질문은 더 구체적이 된다. 그곳은 사람에게 무엇을 제공하고,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포기하는가.

기업을 이익만으로 보는 사람도 좋은 선택을 할 수 있고, 가치를 말하는 사람도 그 말을 배반할 수 있다. 시선이 행동을 자동으로 결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무엇을 보려고 하는지는 선택의 방향을 만든다.

나는 이익을 무시하는 기업을 만들고 싶지 않다. 동시에 이익만 남는 기업도 만들고 싶지 않다. 무엇으로 돈을 버는지와 그 돈으로 어떤 가치를 계속 건넬지를 함께 묻는 기업. 내가 만들어 가고 싶은 기업은 그 두 질문 사이에 있다.

독자의 맥락과 여백

이 글을 읽으며 떠오른 당신의 장면은 무엇인가요? 질문과 선택의 맥락을 자기 노트에 기록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