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라는 위대함에 빠져 있는, 나에 대한 오해

이상한 모임 글쓰기 주제로, 내가 던진 주제이지만, 막상 쓰려니 보니 막막하다. 실행이 가장 어려운 법이어서 그런가. 아니면 내안의 사기꾼 DNA 때문일까.

나에 대한 오해에 관하여 적어 보려니, 부끄럽기도 하고 이걸 쓴다고 나에 대한 오해가 사라지나 싶기도하고 그렇다. 그래도 일단 써보겠다. 오해를 풀려면 시도를 해봐야 하니까.

나는 사람들과 만나면 내 시선에 거부감을 느낀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을 보다가, 의식적으로 눈을 돌리고는 한다. 이렇게 눈을 돌리는 행위는 오해를 받지 않으려는 몸부림이기도 하다.

언젠가 부터였을까, 나는 왜 다른 사람들을 보고 있던 와중에 그들을 향하던 내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을 선택하고 있는 걸까.

나는 눈을 똑바로 뜨고 상대방을 응시하는 것을 좋아한다. 누군가는 눈을 보고 말하는 것을 동양식과 서양식으로만 취급하던데, 그렇게 본다면 나는 서양식이다. 동양식이 아닌 서양식 스타일을 타고 났다.

내가 응시하는 사람들은 나랑 말하고 있는 사람, 나랑 같은 곳에 있는 사람일 수도 있다. 어쩔 때는 나와 상관없는 사람들을 관찰하고 있기도 하다. 어찌되었건 내가 이렇게 응시하는 것이 상대방에게는 거부감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누군가가 취급하는 방식으로 보면 동양식 문화, 그러니까 한국식 문화에 걸맞지 않은, 한국인의 정서와 달라서 그런 거부감을 불러일으키는 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딱히 한국인의 정서의 차이 만으로 발생하는 오해라고 보지는 않는다. 오히려 내가 지닌 이른바 (부정적으로 본다면) ‘훔쳐보기’ 라는 특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훔쳐보기 특성’ 이라는 것에 대한 의문을 해결하기 이전에 먼저,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면 좋을것 같다. 나를 모르는 누군가가, 이글을 읽고 있는 당신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을 상상해 보자.

당신은 오늘 아침에 기분좋은 아침을 보냈거나 아침부터 기분이 좋지 않았을 수 있다. 어젯밤의 숙취에 시달릴 수도 있겠다. 커피가 마시고 싶다. 기분 좋은 달달한 마키아또나, 산뜻한 원두의 향기를 즐기고 싶은, 쌉쌀한 드립커피나 에스프레소를 즐기고 싶은 당신은 평소 자주 방문하던 카페로 향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즐기고 싶은 커피와 음료를 주문했고 기다리는 와중에 있다. 자리에 앉아서 시선을 한번 빙 둘러 본다. 당신은 스마트폰을 화면에서 좋은 글을 읽고 있다. 재미있는 글도 읽었겠다, 당신앞에 놓인 한잔을 추기며 즐거워 지려할 때.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진다. 아까 카페에 와서 부터 였던 것 같다. 주문을하고 자리에 앉아서 빙 둘러 볼 때도 느꼇던 낯설음이 느껴진다. 뭔가 자신이 관찰 당하고 있다고 느끼기도 한다.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 누군가 내 허락도 받지 않은채, 내공간에 무단으로 들어와있는것 같이 느껴진다. 이런 상황에서 나를 지켜보던 시선을 찾았다. 당신은 그곳에 있는 ‘사람’을 응시한다. 내 공간에 무단으로 들어와 있는 용의자를 찾았다. 그리고 당신은…

당신은 위와 같은 상황에서 어떤 기분 일까? 사람마다 상황에 대한 판단은 다를 수 있지만, 적어도 그렇게 반가운 상황은 아니다. 즐거울 상황도 아니고. (설마 이상황에서 꽃미남 꽃미녀를 상상하는 순진한 사람이 아니기를 바란다.)

상상을 해봤으니, 이제 ‘훔쳐보기’라는 것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자. 훔쳐본다는 것은 이런 것이다. 나는 책을 읽을 때도 책에 적히 내용 이외의 것들을 훔쳐보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이 진짜 책일기라는 생각을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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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위와 같은 태도는 내가 보는 모든 것에 해당한다. 나는 나에게 보여주는 것 뿐만이 아닌, 나에게 보여주지 않는 것도 읽고 싶어 한다. 알고 싶어한다. 나에게 있어서 ‘더 많은 것을 읽고 알려고 하는 행동’ 이지만, 내가 보고는 대상의 입장에서는 ‘훔쳐보기’와 다를 바가 없으니 기분이 좋을리가 있겠는가.

당신은 나에게 매우 고귀하고 궁금한 존재이다. 호기심의 대상이며, 지적인 추구의 대상이기도 하다. 따라서 나는 내 앞에 있는 당신의 모든 것을 알고 싶다. 나와 가까운 사람이 아니더라도 상관 없다. 친분이 없어도, 멀리 떨어져 있어도 게으치 않는다. 나는 단지, 지금 내가 읽어낼 수 있는 모든 것을 읽고 싶고, 알고 싶다. 이해하고 싶다. 그래서 나는 당신이 하는 행동, 당신의 말, 당신의 표정, 당신의 몸짓 이면에 읽는 것을 읽으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당신은, 매우 낯설음을 느낄 것이다. 내 눈을 볼 수 있다면, 눈 깜빡임도 없이 당신을 처다보고 있는 이상한 존재에 대해 경계감을 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눈이 향하고 있는 것은 당신의 모습이 아니라는 의심도 품을 수 있다.

당신은 나에게 매우 고귀하고, 궁금한, 위대한 읽을거리고, 이해와 지적 추구의 대상이다. 나는 단지 당신에게 매료되어 있는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리고 그 매력에 빠져있는 모습은 당신에게는 매우 낯설은 모습이다.

당신이라는 위대함에 빠져 있는, 나를 너무 무서워하지는 말아달라. 나에 대한 경계심을 잠시만 누그뜨려 달라… 이것에 내가 여러분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다.

p.s. 내안의 사기꾼 DNA에 대한 사연은, 이상한 모임에 참여하시면 언젠간 체험하실 수 있다.


HaeGyung

G

ReActDesigner, Service Planner, UX/UI Planner, Business Pla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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